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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épke,Archive of Fine Tastes 별 일 없는 하루를 바꾸는 감성 제안

아카이브 앱크는 ‘기록 보관소’라는 뜻을 가진 archive와 ‘예리한 감각으로 사람을 연구하다’라는 문장의 약자인 épke: études for people with a keen sense의 합성어다.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연구하며 이를 한 단계 높이고 싶다는 메시지에서 출발했다. 특별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지만 스타일리시하면서 편안함을 원하는 패션 피플의 갈증을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디자인부터 가격까지, 대기업 브랜드 공식을 깨다

아카이브 앱크의 출발은 코오롱FnC가 운영하는 ‘슈콤마보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1세대이자 슈즈 대표 레이블로 자리를 잡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카이브 앱크의 미션이었다.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백화점에 기대지 않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 그리고 대기업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는 ‘트렌디하지 않다.‘,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을 것이다.’등의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방향이 필요했다.

아카이브 앱크의 원칙, ‘내돈내산’

아카이브 앱크를 만드는 이들, 이른바 ‘앱크루’는 1982~1991년생이다. 이들은 저마다 패션 회사에서 디자인과 홍보 일을 해 왔지만, 정작 몸담았던 브랜드의 제품을 기꺼이 제값 주고 구매한 적은 그리 많지 않다는 공통된 경험이 있었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방향성에 맞게 일하다 보니 그 결과물이 개인의 취향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구매자가 되고 싶지 않으니, 그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니즈도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 내 브랜드보다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해외 브랜드를 소비했던 이들에게는 분명한 갈증이 있었고, 거기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브랜드 기획자들은 왜 먼발치에 있는 가상의 소비자를 상상하며 브랜드를 만들까. 우리가 곧 소비자인데.’ 앱 크루가 일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내 돈 주고 사고 싶은 것만 만들자.’기획자가 곧 소비자이기에 일은 오히려 쉬워졌다. 스스로의 쇼핑 경험에서 좋았던 것을 취하고, 아쉬운 점을 보완하면 됐다. 아카이브 앱크는 기획자, 디자이너이자 동시에 소비자인 브랜드를 꿈꾸며 시작되었다. 지금도 신제품 품평이 5분 만에 끝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implicity is not Simple

이제 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것만 살아남는다. 이 조건에서 기획자이자 소비자로서 가장 먼저 주목한 아이템은‘단순한 플랫 슈즈’였다. 누구나 하나쯤 있는 기본 중 기본이지만 실제 마음에 쏙 들만큼 예쁘고 편안한 제품을 찾기는 어려웠다는 실제 경험이 출발점이 됐다. 하지만‘심플’이라는 단어와 달리 단순함의 완성도를 높이는 건 복잡한 작업이었다. 일단 라인만으로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여야 했기에 mm 를 따지는 실루엣 개발에 정성을 쏟았다.

소재 역시 차별화했다. 외피부터 내피까지 양가죽을 고집했다. 통상 양가죽은 부드럽고 가볍지만 스크래치가 심해 가방에도 잘 쓰지 않는 소재. 하지만 앱크에서는 소재의 단점보다 장점에 기대며 과감하게 브랜드의 차별점으로 삼았다. 이 같은 단순함 대신 택한 건 과감하고 다채로운 컬러였다. 영감을 얻은 대로 컬러 팔레트를 만들고, 시즌마다 고유의 컬러를 뽑아 내는 식이다. 기성 가죽을 쓰지 않고, 가죽을 염색해서 앱크만의 컬러를 뽑아내기에 가능한 일. 그래서 앱크의 레드는 그냥 레드가 아니다.

편한데 예쁜 게 아니라,
예쁜데 편한 구두

앱크 플랫의 다른 이름은 ‘슬라임 슈즈’다. 발에 맞춰 신발이 부드럽게 감싼다는 의미로, 비법은 ‘정통볼로냐 공법’에 있다. 신발의 내피와 외피를 본드로 붙이지 않음으로써 미세한 공기층을 만드는데, 이것이 폭신폭신한 착화감으로 이어진다. 까다로운 공법이라 본드를 붙이는 일반 슈즈에 비해 생산 속도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포기할 수 없는 앱크만의 차별점이다. 앱크는 스타일부터 소재, 착화감까지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 많은 브랜드다. 그럼에도 상품을 만들 때 기준으로 삼는 가치의 우선순위는 명확하다.

예뻐야 한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1원칙. 그 다음은 합리적인 가격을 둔다. 나머지는 모두 후순위일 뿐이다. 실제 앱크는 앱크루 스스로가 인정할 만큼 예쁜 디자인인가, 또 그 가격이 합리적으로 느껴지는가를 먼저 정해 그에 따라 생산가를 맞춘다. 이 확고한 조건은 기획, 디자인, 생산 파트의 담당자들이 서로 긴밀하게 일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앱크적인’ 취향을 판다

아카이브 앱크가 다른 건 제품만이 아니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인스타그램 등 이미지 중심 플랫폼에 익숙한 앱크의 밀레니얼 타깃층에게 구구절절하게 브랜드의 기획 의도와 시즌 테마를 소개하는 방식이 고루하다고 느꼈다. ‘나나랜드’에 사는 밀레니얼이라면 주입식 홍보는 통하지 않는다. 깊은 뜻이 담긴 브랜드보다는‘지금 우리가 느끼는 힙한 것, 세련된 것’을 만드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길 원했다.

인스타그램에 브랜드 론칭 전부터 과정과 무드를 전달하며,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처럼 외형을 꾸몄다. 인스타그램으로 쇼핑 정보를 채집하는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겨냥, 감성에 맞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인스타에 통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제품이 아닌 테이스트를 팔로우 할 수 있는 채널이 되어야 하고, 그래야 시장의 속도에 맞춰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앱크루가 곧 앱크”

‘앱 크루’의 팀 워크는 남다르다. 이들은 조직의 선후배이기에 앞서‘코드’가 맞는 친구들이다. 앱크루는 브랜드의 감성이 곧 구성원 개개인의 감성이 모인 결과다. 서로가 가진 예리한 감성들을 존중하고, 다같이 힙한 플레이스나 전시회에 다니며 같은 경험을 하고, 감상을 나누며 브랜드의 결을 다듬어간다. 1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조직이다 보니, 업무 파트별 R&R에 국한되지 않고, 파트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소통한다.

고객 컴플레인 하나에 직급과 역할에 상관없이 모두가 해법을 고민하는 조직 문화다. 코오롱 FnC 안에서 지금껏 없던 방식으로 운영되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젊은 구성원들이 많은 결정권을 가지고 디자이너 브랜드처럼 인큐베이팅 됐다. 그래서 앱 크루는 브랜드가 론칭 이후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배경에 각 구성원들의 오너십이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의 가능성은 소비자가 정한다

아카이브 앱크는 특정 단어나 키워드로 브랜드의 가능성을 재단하지 않는다. 단지‘지금’에 집중해 앱크루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싶다는 것. 아카이브 앱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Fine Taste’다. 지금은 취향을 소비하는 시대이고, 아카이브 앱크는 프로덕트가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는 브랜드를 지향한다.

아카이브 앱크의 인스타그램에는 앱 크루가 일상에서 아카이브 앱크를 소비하는 방법을 찍어 올린다. 프로모션이 아닌 리얼 콘텐츠로 소통하는 것이다. 앱크루가 가장 먼저 소비자가 되어‘앱크다운’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뿐이다‘. 이것이 좋은 것인가? 소비할 만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순전히 고객의 몫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